이재명, 5번째 기소 ‘법카 유용 혐의’…“주 3~4회 법원에 출두 할수도”

2022년 공익제보 이후 2년9개월만

2024-11-19     안원찬 기자

검찰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일반직 공무원까지 동원해 자신의 가족 사적 소비에 경기도 예산을 유용한 것으로 판단했다.

또 경기도 관용차를 마치 개인 자가용처럼 사용하면서 수천만원 상당 이득을 본 것으로 보기도 했다.

수원지검 공공수사부(부장검사 허훈)는 19일 이 대표와 이 대표가 경기도지사로 있던 당시 비서실장 정모씨, 전 경기도청 별정직 공무원이자 이 대표 아내 김혜경씨 사적 수행 의혹을 받은 배모씨를 업무상배임 혐의로 불구속기소했다.

범행 기간인 2018년 7월부터 2021년 10월까지 이 대표가 유용한 금액은 1억653만원에 달한다. 정씨는 8843만원, 배씨는 1억3739만원으로 추산된다.

이 대표가 경기도 법인카드 사적 유용 혐의로 재판에 넘겨지면서 ‘사법리스크’ 우려가 커지고 있다.

특히 이미 법원이 경기도 법인카드 사적 유용 혐의에 대해 두 번의 유죄 판단을 내린 바 있어 이번 기소가 이 대표에게 큰 부담으로 작용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검찰은 이 대표가 2010년 성남시장 선거캠프부터 함께했던 배씨를 경기도 5급 일반임기제 공무원으로 채용하고, 배씨에 경기도 공무원으로 구성한 이른바 ‘사모님팀’ 팀장 자격을 부여한 것부터 범죄가 시작했다고 판단했다.

사모님팀은 배씨 지휘 아래 경기도 예산으로 공무와 무관한 이 대표와 김씨 식사, 과일, 샌드위치 등 음식을 구입하고 개인 의류를 세탁했다. 또 경기도 관용차를 사적 운행하고 김씨를 사적 수행하는 등 사생활을 전담 관리한 것으로 조사됐다.

사모님팀이 성남시 분당구 수내동 소재 이 대표 자택에 배달한 샌드위치와 과일 등 결제는 경기도청에서 일괄 결제했다.

사모님팀은 이 대표 임기 기간 이 대표와 김씨가 요구하는 소고기와 초밥, 복요리 등 음식을 모두 75회(889만원 상당)에 걸쳐 무상 제공했다. 이 사건에는 김씨가 20대 대선 때 당 관련 인사들을 만나 식사하고, 그 대금을 배씨를 통해 경기도 법인카드로 결제케 한 내용 등도 포함된다.

김씨는 이 사건으로 최근 벌금 150만원을 선고받은 상태다. 법원은 김씨 사건에서 배씨가 모두 6회에 걸쳐 김씨와 공모해 사적 오찬모임 식사대금을 법인카드로 결제했다고 판시했다.

의전팀은 정씨 관리하에 이 대표와 김씨가 사적으로 소비한 지출을 적법한 지출로 위장하고자 마치 경기도의 각종 시책 추진을 위한 간담회 등 공적 목적인 것처럼 허위 서류를 작성했다.

이 대표에게 제공된 음식 가운데는 이 대표 집안 제사에 사용할 과일 등 제수용품도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의전팀은 이렇게 사용한 대금을 법인카드로 결제한 뒤 격려, 간담회, 코로나19 생활치료센터 근무자 격려 등을 위해 구입한 것처럼 지출을 결의했다.

사모님팀과 의전팀은 이 대표가 사적으로 먹을 아침 샌드위치를 거의 매일 구매해 배달했는데, 이 역시 격려와 간담회용 구매로 둔갑했다.

배씨는 김씨를 사적수행하면서 경기도 법인카드를 유용한 사건 관련 이미 지난 2월 법원에서 징역형 집행유예를 선고받았다.

검찰은 이 사건에 대해 이 대표 등이 일반직 공무원까지 동원해 이 대표 가족의 사적 소비에 경기도 예산을 유용한 것으로 판단했다. 이 기간 사적 유용된 경기도 예산은 8978만원에 달한다.

이 대표의 경기도지사 취임 직후 경기도는 제네시스 G80을 6540만원에 구매했다.

구매한 차량은 비서실에서 마치 의전용으로 사용하는 것처럼 가장했고, 이 차량은 이 대표 임기 내내 성남시 분당구 수내동 자택에 있었다.

이 대표와 김씨는 차량을 자택 주차장에 세워두고 사모님팀을 통해 아파트 주차스티커까지 부착하는 등 임기 내내 개인 차량처럼 사용했다.

경기도는 이러한 상황이 문제 없도록 차량의 차고지를 이 대표 자택 인근 행정복지센터로 지정했다. 경기도 관용차는 원래 사용 후 청사로 반납해야 하지만, 차고지를 지정하면 반납이 면제된다.

비서실은 타 부서에서 해당 차량을 사용하지 못하도록 계속해 배차 신청을 하기도 했다.

사실상 이 대표 가족의 자가용이던 제네시스 G80의 주유비와 세차비, 과태료 등은 경기도 예산으로 지출했다.

그뿐만 아니라 사모님팀은 김씨의 개인 모임, 병원 방문 등 김씨가 필요로할 때마다 수시로 차량을 운행한 뒤 공적 용도로 운행한 것처럼 허위 일지를 낸 것으로 드러났다.

검찰은 이 대표가 임기 중 임차료와 세차비, 주유비 등 최소 6016만원을 유용한 것으로 봤다.

정씨 4206만원, 배씨 5647만원 등 관용차 사적 사용에 따른 예산 유용 금액은 모두 1억5869만원으로 추산된다.

이 사건은 2022년 2월 공익제보자 조명현(전 경기도청 별정직 7급 공무원)씨 제보로 수사가 시작됐다.

경찰은 같은 해 8월 김씨와 배씨를 업무상배임 등 혐의로 송치하면서 이 대표에 대해서는 관여 정황이 없다는 이유를 들어 불송치했다.

검찰은 경찰의 불송치 결정에 재수사를 요청했으나, 경찰이 요청 사항을 불이행하자 올해 1월 사건을 넘겨받았다.

이 상황 전 지난해 10월에는 국민권익위원회가 이 대표의 업무상배임 혐의를 검찰에 수사 의뢰하기도 했다.

사건을 넘겨받은 검찰은 경기도청과 식당 등을 압수수색하고, 이 대표 부부에게 소환을 통보했다.

그러나 김씨는 출석해 진술을 거부했고, 이 대표는 소환에 응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이 대표는 이날 기소되면서 모두 5개 재판을 받게됐다.

이 대표는 지난해 3월 대장동 개발 비리와 성남FC 후원금 의혹으로 재판에 넘겨졌다. 같은 해 10월에는 백현동 개발 특혜 의혹과 위증교사 혐의로 기소됐다.

2022년 대선 과정에서 허위 발언을 한 혐의에 대해서는 서울중앙지법이 지난 15일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출처=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