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정원 “북한군 러 공수여단·해병대 배속, 전투 참여…김정은 방러 가능성”

정보위 전체회의서 북한군 파병 동향 등 보고 “러 공수여단 등 배속…포로·투항 여부 파악 중” “최선희, 푸틴과 민감한 얘기…단순 의전용 아냐”

2024-11-20     뉴시스

국가정보원은 20일 러시아에 파병된 북한군이 우크라이나 최전선에 투입돼 전투에 참여하고 있다고 밝혔다. 파병뿐 아니라 군수물자들을 추가 지원한 동향도 포착했다고 한다.

지난 4일 최선희 북한 외무상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면담에서는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러시아 방문 등을 포함해 민감한 얘기를 나눴을 것으로 판단했다.

정보위원회 여야 간사인 이성권 국민의힘 의원과 박선원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이날 국회에서 열린 정보위원회 전체회의에서 국정원이 이 같이 밝혔다고 전했다.

양 간사에 따르면 국정원은 북한군의 러시아 파병 동향과 관련해 “11군단 병력 중심으로 구성된 북한군 1만1000여명은 러시아 동북부에서 현지 적응 훈련을 마치고 10월 하순경에 쿠르스크로 이동 배치됐다”고 했다.

이어 “현재 러시아 공수여단과 해병대에 배속돼서 전술 및 드론 대응 훈련을 받고 있고, 일부는 전투에 참여한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며 “북한군이 최전선 전투에 참여하기 시작한 만큼 사상자가 발생하고 있을 것으로 보고 구체적인 작전 수행 상황과 피해 규모를 파악하고 있는 중”이라고 설명했다.

일부 언론에서 제기된 북한군 투항 또는 포로와 관련된 의원들의 질의에는 “포로나 투항, 사상자 여부에 대해서는 사실관계가 상충하는 정보들이 많기 때문에 정확한 파악을 하고 있는 중”이라고 답변했다고 한다.

국정원은 군수물자들이 추가적으로 지원, 수출하고 있는 동향이 파악됐다고 보고한 것으로 전해졌다.

국정원은 “북한이 폭탄과 미사일 이어서 170㎜ 자주포와 240㎜ 방사포 등 장사정포까지 추가 수출한 사실이 확인되고 있다”며 “러시아가 기존에 사용하지 않는 무기들이기 때문에 운용 교육이라든지 정비를 위해서 북한 병력도 함께 파병됐을 가능성 높다”고 했다.

국정원은 최 외무상의 방러 배경과 결과에 대해서는 “최 외무상은 10월28일부터 11월6일까지 러시아를 방문했고, 흔들림 없는 러시아와 북한 관계를 과시할 목적으로 방문한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고 했다.

이어 “이번 방러 기간 중에는 러시아와 북한 간 첫 외무장관 전략대화를 11월1일 실시했고, 이것은 신조약에 따른 전략적 협력 확대와 반미 연대 강화 문제를 협의하기 위해 방문한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국정원은 러시아 측에서 최초에는 난색을 표하던 푸틴 대통령과 최 외무상의 면담이 지난 4일 성사된 것을 주목했다고 한다.

국정원은 “체류 일정을 하루 더 연장하면서까지 푸틴 대통령을 만나고자 했던 북한의 노력 돋보였고, 휴일에 만난 것으로 추측되는데 그 정도로 중요한 사안들이 논의됐을 것으로 분석하고 있고 세부 내용은 파악 중”이라고 보고했다.

박 의원은 “면담에서 상당히 중요하고 민감한 얘기들이 있었을 것이다. 단순히 의전용은 아니었을 것이라는 판단이 제시됐다”며 “특히, 김정은이 러 방문할 수도 있지 않느냐는 조심스러운 관측도 제기됐다”고 부연했다.

이에 국정원은 “앞으로 북한이 (러시아로부터) 어떤 무기 혹은 장비나 기술을 받아올지에 대해 계속해서 밀착해서 주시하겠다”고 말했다.

또 “우크라이나 전쟁이 계속되면 러시아의 북한에 대한 의존도와 절실함이 커질 것이기 때문에 넘겨주지 말아야 할 기술, 넘기기 어려운 기술조차도 넘겨줄 수 있지 않겠느냐는 우려에 따라 조기 종전이 바람직하다”는 입장을 밝힌 것으로 박 의원은 전했다.

국정원은 미국산 장거리 무기 에이태큼스(ATACMS)의 러시아 본토 타격 허용 논란과 관련해서는 “외교·안보적 측면도 있겠지만 그보다는 정무적 판단이 개입될 수도 있다”며 “트럼프 신정부와 바이든 정권 사이에 우크라이나 문제를 처리함에 있어 입장 차이가 있다는 것을 잘 알고 있고, 균형을 잘 잡겠다”고 말했다.

또 러시아의 핵 교리 개정에 대해서는 “언제든 핵을 사용할 수 있다는 것을 미국과 서방 세계에 경고하기 위한 것”이라고 했다.
 

출처=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