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주 문재인 ‘개헌반문연대’ 고비 넘을까

본선서 ‘반문연대’ 등 위험요소 산재
캠프 내 영입인사 돌출행동도 ‘변수’

2017-03-14     김성민 기자

5월9일 실시될 것으로 보이는 19대 대선의 백미는 단연 ‘문재인 대세론’이 끝까지 유지되느냐 여부에 있다. 문 전 대표는 박근혜 정부가 들어선 이후 차기 주자 지지율 조사에서 늘 선두권에서 각축을 벌이다 지난해 4월 총선 이후부터는 거의 1위를 달렸다. 

중간중간 반기문 전 유엔사무총장에게 1위 자리를 내준 적이 있고, 2위권 후보가 턱밑까지 쫓아온 경우도 있었지만 굴하지않고 지금까지 독주를 구가하고 있다. 이 때문에 문재인 대세론이 회자되기 시작했고 이젠 문 전 대표의 당선이 8부능선을 넘었다는 이야기까지 들린다. 

물론 아직 당내 경선도 치르지 않았고 본선에서 상대 후보가 누가 될지, 다자구도가 될지 양자 구도가 될지도 모르는 안개 속 대선 형국이다. 이같은 시점에서 문 전 대표의 당선을 점치기는 이르다. 하지만 각종 통계 수치를 보면 그가 당선권에 가장 가까이 있는 것만큼은 분명하다. 

여론조사기관 한국갤럽이 지난 7~9일 조사해 10일 발표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문 전 대표는 32%의 지지율로 2위인 안 지사(17%)에 크게 앞선 것으로 집계됐다. 이어 안철수 국민의당 전 대표와 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이 9%로 공동 3위, 이재명 성남시장 8%로 4위, 심상정 정의당 대표와 유승민 바른정당 의원, 홍준표 경남지사는 각각 1%를 나타냈다. (전국 유권자 1005명 대상 신뢰수준 95% 오차범위는 ±3.1%포인트. 자세한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중도와 보수 후보인 안철수 황교안 유승민 홍준표 후보의 지지율을 모두 합해도 20%에 불과하다. 안 지사와 이 시장에 가 있는 지지층 중 3분의2가량만 흡수해도 50%가 넘는다. 무응답층이 모두 상대 후보에게 표를 던진다 해도 자력으로 50%가 넘는다는 계산이 나온다. 압도적인 1위인 것은 분명하다. 

당내 경선 전망도 밝다. 2위권과의 지지율 격차가 여전하다. 13일 리얼미터가 민주당 경선 참여 의향층(445명)을 별도로 조사한 결과, 문 전 대표는 55.1%의 지지율을 기록해 과반을 차지했다. 안희정 충남지사는 22.5%로 2위, 이재명 성남시장은 17.2%로 3위를 차지했다. 

여론뿐 아니라 조직면에서도 문 전 대표 측이 절대적 우위에 있다. 더문캠은 현재 조직본부 산하에 8본부까지 구성하고, 중앙·지역별 조직 정비를 완료하는 등 당내 경선을 위한 총력 동원체제를 갖춘 상태다. 이와관련 한 의원은 “문 전 대표 쪽이 조직에서 압도적으로 우세하다”며 “조직에서 밀리면 선거를 이길 수가 없는데, 안 지사 쪽이 그런 준비가 너무 안 된 것 같다. 오히려 조직에서는 이 시장이 우세한 편”이라고 평가할 정도다. 

안 지사가 문 전 대표를 누르기 위해서는 중도진영, 나아가 중도보수까지 섭렵해 이들이 대거 민주당 경선에 선거인단으로 참여해야 한다는 가정이 성립돼야 한다. 민주당 열성 지지자도 아닌 계층에서 과연 그와 같은 성의를 보일지는 미지수다. 여기까지만 보면 경선을 넘어 본선까지 무난한 질주가 예상된다. 

하지만 언제나 그렇듯 대세론이 순탄히 유지된다는 보장은 없다. 먼저 첫 경선지이자 당내 경선 향배를 좌우할 호남 여론이 아직 유보적이다. 현재 호남 여론에서 청년층은 문 전 대표, 장년층은 안 지사 쪽이 우세하다는 조사결과가 있다. 

만일 호남의 절대 다수가 안 지사나 이 시장에게 표를 던진다면 바닥 민심이 움직일 가능성은 남아 있다. 이곳의 선택에 따라 막판 대역전극이 일어날 수도 있는 것이다. 물론 표가 비슷하게 나뉘어진다면 이변은 기대하기 어렵다. 

경선을 통과한다고 해도 최종 관문인 본선 승리를 낙관하기는 이른 단계다. ‘안티 문재인’ 세력과 보수진영이 힘을 합칠 경우 결과는 예측불허로 흐를 수 있다. 더문캠에서도 “결국 대선은 3% 싸움으로 치러질 것”이라고 예상하는 이가 많다. 

또 김종인 전 비대위 대표 등을 중심으로 개헌을 고리로 한 ‘반문재인 연대’가 성사되는 경우도 부담이다. 하지만 과연 국민의당-바른정당의 연대에 김종인 전 대표와 자유한국당마저 다같이 손을 잡는 그림이 그려질 수 있을까 하는 부분에는 회의적 전망이 우세한 편이다.

이밖에 대세론의 또다른 위험요인으로 ‘매머드급 캠프’를 꼽는 이들이 적지 않다. 문 전 대표의 인재영입 1호인 표창원 의원은 박 전 대통령 풍자 누드화를 국회에 전시해 논란을 빚었다. 또 다른 영입인사인 양향자 최고위원 역시 삼성전자 백혈병 피해 노동자 단체인 반올림에 대해 ‘귀족노조’라는 표현을 써 비판을 받았다. 

회심의 영입카드였던 전인범 전 특전사령관은 부인의 교비횡령과 본인의 5·18 관련 발언이 문제가 됐다. 또 더문캠 공동선대위원장을 맡고 있는 전윤철 전 감사원장은 한 언론 인터뷰에서 “’악성 노조’ 때문에 민간기업에서 일자리를 창출하기 힘들다”고 말해 논란이 됐다.

더문캠에서 홍보부본부장을 맡았던 손혜원 의원은 한 팟캐스트 방송에서 노무현 전 대통령의 서거를 두고 “계산한 것”이라고 발언해 문제가 됐다. 

문 전 대표 측 핵심관계자는 “캠프 규모상 크고 작은 설화나 사고는 불가피하다”며 “사고를 미리 막을 수 있으면 제일 좋겠지만 현실적으로 어려운 만큼 최소화하기 위해 노력하면서 즉각적으로 위기관리를 할 방침”이라고 설명했다. 가랑비에 옷 젖듯이 측근들의 잦은 실수가 문 전 대표에게 치명적 악재로 작용할 수도 있다는점을 인식하고 있는 것이다. 

여기에다 북한의 돌출 행동이 나왔을때 이에 따른 미국이나 중국 등 주변국의 강경 대응 조치가 이뤄질 경우 대선 이슈가 급격히 안보정국으로 빨려들 수 있다. 아무래도 안보 문제가 빅 이슈가 되는 것은 문 전 대표로서는 부담이 아닐 수 없다. 

종합해보면 경선과 본선에 이르기까지 문 전 대표가 다른 주자들에 비해 가장 유리한 고지를 차지하고 있는 것은 분명하다. 그러나 대선결과가 발표되는 순간까지 대세론이 유지될 수 있을지는 장담할 수 없다. 곳곳에 예기치못한 함정이 도사리고 있어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