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중의원 선거에서 개헌에 찬성하는 세력이 80%의 의석을 차지한 것으로 나타나자, 아베 신조(安倍晋三) 총리가 헌법 9조에 자위대의 존재를 명기하는 개헌 논의를 가속할 방침을 밝혔다.
중의원 선거 개표결과, 집권 자민당은 283석, 연립여당인 공명당은 29석을 얻어 총 465석 가운데 312석을 차지, 여당 단독으로 개헌 발의 의석(310석) 확보에 성공했다.
이에 더해 개헌에 찬성하는 야당인 희망의 당이 49석, 일본유신회가 10석을 차지하면서, '개헌세력'이 전체 의석의 80%에 달하는 371석을 확보했다. 23일 오전 현재 465석 가운데 4석의 결과는 나오지 않았지만, 여당 압승 및 개헌세력의 80% 의석 확보라는 결과에는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
도쿄신문 및 니혼게이자이신문에 의하면, 아베 총리는 선거 윤곽이 드러난 22일 저녁 NHK 등 방송에 출연해 헌법9조에 자위대의 존재를 명기하는 개헌안에 대해 "그러한 관점에서 논의를 진행하고 싶다", "(자위대의) 위헌 논쟁에 종지부를 찍고 싶다"고 밝히며 개헌에 속도를 낼 방침을 분명히 했다.
아베 총리는 또 "여당만으로 (개헌안을) 발의하는 것은 생각하고 있지 않다"면서 "희망의 당을 비롯해 다른 정당과도 논의할 것"이라고 강조하며 다른 개헌 세력과의 연대에 의욕을 나타냈다. 그는 또 자신에 내세운 '2020년 새 헌법 시행 목표'에 대해서는 "스케줄이 정해진 것은 아니다"라면서도 철회하지는 않았다.
도쿄신문은 아베 총리가 연내에 자민당 개헌안을 마련한 후 중·참 양원의 헌법심사회에서 논의를 진행해 내년 통상(정기)국회에서 개헌안을 발의하는 일정을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그러나 아베 총리의 개헌에 반대하는 입헌민주당이 이번 총선에서 54석을 차지하며 제1야당이 됐기 때문에, 향후 아베 총리의 개헌 논의에 큰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일본 언론은 전망했다. 입헌민주당은 제1야당이던 민진당의 진보계 인사들이 창당한 정당으로, 예상을 뒤엎고 약진했다.
에다노 유키오(枝野幸男) 입헌민주당 대표는 전날 밤 "(여당이) 국회에서 구체적인 논의를 진행하려 하면, (여당 측 주장이) 얼마나 이상한지 논의를 전개해 여론을 환기시킬 것"이라며, 아베 총리의 개헌 논의에 브레이크를 걸 의향을 나타냈다.
또한연립여당인 공명당도 헌법 9조에 손을 대는 것에 신중한 입장이며, 희망의 당도 이에 신중한 입장으로 향후 개헌 논의에 진통이 예상된다.
야마구치 나쓰오(山口那津男) 공명당 대표는 "논의의 심화가 중요하다"면서 "(향후 개헌에 있어서) 무엇을 어떻게 바꿀지 여당 의견은 제각각이다", "국민의 이해가 뒤따르지 않으면 안된다"라고 말해, 개헌 논의에 신중한 자세를 표명했다.
고이케 유리코(小池百合子) 희망의 당 대표는 개헌에는 찬성하지만, 헌법 9조의 자위대 명기에 대해서는 "여러가지 문제가 있다"며 신중한 입장으로, 향후 아베 총리가 추진하는 개헌 논의를 구체화시키는 데는 높은 장벽이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