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희서는 신인상까지 싹쓸이...'동주'연인으로 눈도장
이준익 감독의 '박열'이 대종상 영화제에서 감독상·여우주연상 등 5개 부문에서 상을 휩쓸며 최다 수상작이 됐다. 최우수 작품상은 장훈 감독의 '택시운전사'가 받았다.
'박열'은 25일 오후 서울 세종문화회관 대극장에서 열린 제54회 대종상 영화제에서 감독상·여우주연상·신인여자배우·의상상·미술상 등에서 트로피를 들어올리며 올해 영화제에서 가장 많은 부문에서 상을 받은 작품이 됐다.
이번 시상식 주인공은 '박열'에서 '후미코'를 연기한 신인 배우 최희서(30)였다. 최희서는 여우주연상과 신인여자배우상을 동시에 받는 파란을 일으켰다. 그는 여우주연상 부문에서는 공효진·염정아·천우희·김옥빈·고(故) 김영애 등 기라성 같은 선배들을 제쳤고, 신인여자배우상 부문에서는 신은수·오예설·이수경·윤아보다 높은 평가를 받았다.
2009년 '킹콩을 들다'로 데뷔한 최희서는 주로 독립영화계에서 활약했다. 이후 이준익 감독의 '동주'에 출연해 인상적인 연기를 펼치며 이름을 알렸고, 이후 이 감독과 '박열'에서 다시 한번 호흡을 맞춰 재능을 만개했다.
최희서는 '박열'에서 주인공 박열과 힘께 일본 제국주의에 맞서는 신여성 '후미코'를 맡아 신인답지 않은 대범한 연기를 선보여 평단의 극찬을 이끌어냈다. 일본어를 능숙하게 구사했을 뿐만 아니라 어리숙한 한국말을 하는 일본인 역할을 완벽하게 소화해 호평받았다. 독특한 분위기에 카리스마까지 갖춰 차세대 한국 영화계를 이끌어나갈 재목이라는 게 영화계 관계자들의 공통된 의견이다.
최희서는 이날 "진실된 연기를 하는 진실된 배우가 되겠다"고 말했다.
작품상은 예상대로 '택시운전사'에 돌아갔다. 8월 개봉해 1218만명을 불러모은 이 작품은 1980년 5월 광주민주화운동을 배경으로 서울 택시 기사가 독일에서 온 기자를 태우고 광주로 가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렸다. 송강호·토마스 크레취만·유해진·류준열 등이 출연했다.
영화는 여전히 우리 근현대사 최대 비극으로 불리는 이 사건을 외부인의 시선으로 바라보며 그때 그곳에 있던 사람들과, 우리나라 사회를 한단계 발전시킨 그때 그 시간들에 대해 감사와 사과를 담은 연출로 평단과 관객의 고른 지지를 이끌어냈다.
남우주연상은 '불한당'의 설경구가, 남우조연상은 '더 킹'의 배성우, 여우조연상은 '더 킹'의 김소진이 받았다. 남자신인배우상은 '청년경찰'의 박서준이 차지했고, 지난 4월 세상을 떠난 고(故) 김영애에게는 공로상이 돌아갔다.
◇수상자(작) 명단
▲작품상='택시운전사' ▲감독상=이준익('박열')▲남우주연상=설경구('불한당') ▲여우주연상=최희서('박열') ▲남주조연상=배성우('더 킹') ▲여우조연상=김소진('더 킹') ▲남자신인상=박서준('청년경찰') ▲여자신인상=최희서('박열') ▲특별상=고(故) 김영애 ▲의상상='박열'(심현섭) ▲미술상='박열'(이재성) ▲각본상='더 킹' (한재림) ▲음악상='가려진 시간'(달파란) ▲편집상='더 킹'(신민경) ▲조명상='프리즌'(김재근) ▲기획상='택시운전사' ▲촬영상='악녀'(박정훈) ▲기술상='악녀'(정도안·윤형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