잦은 오류에 현장 직원 "개선 필요" 70%
박용갑 "큰 예산 들였지만 제 역할 못해"
한국도로공사가 도로 파임(포트홀)을 빠르게 보수하려고 'AI 기반 도로 파임 자동 탐지 시스템'을 도입했지만 탐지 오류가 잦아 실효성이 떨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20일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박용갑 더불어민주당 의원에 따르면, 한국도로공사가 지난 3월 한 달 동안 자동 탐지 시스템에 대한 감사를 벌인 결과 경북 지역에서 한 달간 탐지한 포장 파손 517개 중 실제 보수가 필요한 손상은 14.7%인 76건에 불과했다.
나머지 441건 중 긴급 보수가 불필요한 소규모 파손이 324개이었고, 117개는 탐지 오류로 파악됐다. 탐지 오류는 '차선 도색 벗겨짐' '오염'(도로) '이미 보수된 곳' '이물질' '터널 벽면 오염' '배수구' 등 다양했다.
이에 따라 각 지사 도로포장 담당자이 AI가 탐지한 자료를 다시 일일이 분류해 실제 보수가 필요한 곳을 선별하는 작업을 한 것으로 확인됐다.
특히 도로포장 담당자들을 대상으로 설문 조사를 진행한 결과, AI 시스템을 활용하고 있다는 응답은 26%에 그치고, 활용하지 않는다는 응답이 74%에 달했다. 시스템 개선이 필요하다는 의견은 70%였다.
담당자들은 시스템이 업무에 잘 활용되고 있냐는 질문에는 40%가 '그렇지 않다'고 답변했다. '잘 활용하고 있다'는 답변은 20%에 불과했다.
현장 조사가 잘되지 않는 이유로는 '점검 신뢰도 저하'가 65%로 가장 많았고, '전체 노선 점검 불가' 28%, '운영 편의성 저하' 20% 등이 뒤를 이었다.
포장 파손 위치를 실시간 확인한 후 파손부를 보수할 수 있도록 시스템 개선이 필요하다는 의견도 44%에 달했다.
도로공사는 "현재 진행 중인 고도화 연구 용역에 포함해 오류 개선 및 정확도 향상을 위한 소프트웨어 딥러닝 추진 등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도로공사는 포트홀 자동 탐지 장치에 대해 2018년 8개 지사에서 시범 적용을 시작한 뒤 2020년부터 확대 적용했고 지난해까지 고도화 작업을 했다. 현재까지 AI 자동 탐지 장비 구입에 6억3000만원, 시스템 개선을 위한 연구용역에 4억6900만원 등 10억9900만원을 쓴 것으로 나타났다.
박 의원은 "한국도로공사가 큰 예산을 들여 마련한 장비가 제 역할을 못 하고 있다"며 "고속도로 포트홀에 대한 예방과 사전 탐지 및 보수가 제때 이루어질 수 있도록 개선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