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운 기술 확보에 우리 생존과 미래가 달렸다. 어려울 때일수록 선제적 연구개발(R&D)과 흔들림 없는 투자가 필요하다"(이재용 회장, 지난 1월 삼성리서치 방문 당시)
반도체를 중심으로 삼성전자의 위기감이 커지는 가운데, 이재용 회장이 직접 삼성의 미래 먹거리로 꼽은 사업들에 관심이 쏠린다.
이 회장은 올해 첫 행보부터 삼성리서치를 찾아 차세대 6세대(6G) 통신 사업을 점검하는 등 사업 발굴에 힘을 쏟았다. 그는 휴머노이드(인간형) 로봇 등 차세대 지능형 로봇 개발도 직접 주문하며, 로봇 사업에 관심을 기울였다.
이 회장이 지속적으로 차세대 기술 개발·R&D를 강조한만큼 이들 신사업이 삼성전자의 위기 극복 돌파구가 될 전망이다.
20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최근 일본 최대 이동통신 사업자 'NTT 도코모'와 차세대 통신 인공지능(AI) 기술 업무협약(MOU)을 맺고, 6G와 AI를 융합한 기술 연구에 나섰다.
양사는 AI 연구에 속도를 높이며 실질적인 네트워크 품질 만족도를 끌어올리고 6G 시대에 대비해 시장 요구사항을 충족하기 위한 협력을 강화한다. 이를 통해 동영상 스트리밍 끊김을 막는 등 통신 서비스 체감 성능을 더욱 높일 것으로 기대된다.
6G 통신은 이 회장이 각별히 신경쓰는 미래 먹거리로 실제 실적도 속속 가시화하고 있다.
앞서 이 회장은 지난 1월 올해 첫 행보로 6G 통신기술을 연구하는 삼성리서치를 찾았다. 그는 당시 6G 통신기술 개발 현황, 6G 및 5G 어드밴스드 등 차세대 통신기술 트렌드를 직접 살폈다.
삼성전자는 6G를 회사 경쟁력을 좌우할 신기술로 보고, 선행기술 연구를 지시했다.
이 회장이 공을 들이는 또 다른 신사업은 '로봇'이다.
이 회장은 휴머노이드 등 차세대 지능형 로봇 개발을 직접 주문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를 반도체 생산 공정에 투입할 가능성도 제기된 바 있다.
이 회장의 사업 의지에 따라 삼성전자의 각종 로봇 제품들은 조만간 시장에 나올 수 있다.
삼성전자의 첫 보행보조 로봇인 '봇핏'은 이르면 이달 출시될 전망이다. 초기 생산물량은 10만 대 수준으로 관측된다. 봇핏을 기업간거래(B2B)부터 판매를 시작하며 곧 기업·고객간 거래(B2C)까지 확대할 예정이다.
올해 안으로는 가정용 집사 AI 로봇 '볼리'도 내놓을 것으로 알려졌다. 이 회장은 "(볼리를) 갤럭시 웨어러블 제품과 연계하는 방안을 고민해 달라"고 주문한 바 있다.
이 회장은 최근 삼성 위기의 진원지인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에 대해서도 분사 가능성을 일축하며 강한 사업 의지를 드러냈다. 삼성전자는 '턴키(메모리·파운드리 일괄제공)' 등 독자 서비스들에 투자를 확대할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말 출범한 신사업 발굴 조직인 '미래사업기획단'도 움직이고 있다.
이 조직은 최근 게임·음악 등 콘텐츠 기업으로 위기를 벗어난 소니그룹과 제조에서 IT로 사업 재편에 성공한 히타치제작소 등을 연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과 유럽 등 선진시장의 전통 기업들의 신사업 발굴 사례도 참고해 빠른 시일 안에 삼성에게 걸맞는 신사업을 내놓을 계획이다.
업계에서는 그동안 삼성전자에서 실종된 대형 인수합병(M&A)도 적극 추진해야 한다고 진단한다.
업계 관계자는 "기존 사업들이 흔들리는 만큼 신사업이 성과를 보일 때"라며 "신사업 추진 시기가 늦어지면 향후 경영 위기는 더 커질 것"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