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방한한 반기문 총장이 대권 도전을 시사한 발언을 내놓자 야당의 두 유력 대선 주자인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전 대표와 안철수 국민의당 상임공동대표 중 누구에게 더 유리하게 작용할지 관심이 쏠린다.
일단 정치권에선 반 총장이 대권에 도전할 경우 새누리당 후보로 도전할 가능성이 높고, 이로 인해 문 전 대표와 안 대표까지 총 3자가 대립해 선거를 치르는 구도가 될 공산이 크다고 보고 있다.
먼저 3자구도로 대선을 치를 경우 여러 전망이 있지만 아무래도 1여 2야 구도란 점에서 반 총장이 유리할 것이란 분석이다.
또 지역구도 면에서도 충청과 영남을 아우를 수 있다는 점에서 호남을 두고 표가 갈리는 두 야권후보에 비해 한결 편한 위치에 설 수 있다는 이야기다.
다만 양자구도라면 상황이 다르다. 이 경우 문재인 전 대표나 안철수 대표 양측 모두 자신이 유리할 수 있다는 논리를 펼 수 있다.
반 총장은 출신지인 충청권에다 새누리당의 텃밭인 영남권 유권자들의 지지를 무기로 삼게 될 전망이다.
상대적으로 문 전 대표는 호남과 수도권에서 강세를 보이는 데다 출신지인 경남에서 적잖은 약진이 예상된다. 지역구도로만 보면 양측 다 뒤질 게 없다. 관건은 수도권 중도층 표심이다.
문 전 대표의 경우 새누리당 후보로 반 총장이 나선다면 진보 대 보수 프레임으로 맞서는 상황이 불가피하다. 보수 쪽이 반 총장으로, 진보 성향이 문 전 대표 쪽으로 흐를 공산이 큰데, 지역구도의 수도권 표심처럼 중도층이 어느 쪽 손을 들어주느냐가 역시 키포인트다.
반 총장이 비정치인이란 이미지가 선거전에서는 다소 유리할 수 있지만 향후 검증 과정에서 어떤 의혹이 불거질지 예단하기 어렵다.
안 대표는 국민의당이 이번 총선에서 전국적으로 높은 득표율을 보였다는 점에서 호남을 주축 삼아 수도권으로 지지율을 북상시킬 것으로 여겨진다. 대선 때 73세가 되는 상대적 고령인 반 총장에 비해 젊은층과의 호흡이 용이하다는 점은 강점이다.
반면 대외적인 커리어 측면에선 안 대표가 문 전 대표보다 입을 손실이 크다. 안 대표는 일단 ‘정통 정치인’이 아니고, 정치 바깥의 영역에서 이룬 성공을 바탕으로 정치권에 입성하게 됐다는 점에서 반 총장과 이미지가 겹치는 면이 있다.
그러나 반 총장의 경우 유엔 사무총장이라는 국제적 브랜드가치를 보유하고 있어 안 대표보다 폭넓은 경험을 쌓았다고 평가된다.
역시 반 총장과 안 대표의 대결도 수도권 중도층이 캐스팅보트를 쥐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