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는 이번 주 677조원 규모의 내년도 정부 예산안을 심사하는 일정에 본격 돌입한다. 예산 삭감과 증액 대상을 놓고 여야가 힘겨루기에 들어가며 11월도 강대강 대치가 이어질 전망이다.
여당인 국민의힘은 정부 예산안 사수를 다짐하고 있는 반면, 더불어민주당은 윤석열 대통령 부부 관련 예산은 대폭 삭감하고 지역화폐 등 ‘이재명표 예산’은 늘리겠다고 예고해 정면 충돌이 불가피하다. 내년 예산안 심사는 7~8일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종합정책질의로 본격화된다. 감액과 증액이 이뤄지는 예산조정소위원회는 18~25일로 잡혔다.
민주당은 최대 6조원의 예산 삭감을 예고했다. 윤 대통령이 민생토론회에서 공약한 사업 예산과 김건희 여사 관련 의혹이 있는 전국민 마음투자 지원사업, 개 식용 종식 사업의 대폭 칼질을 벼르고 있다. 검찰을 비롯한 권력기관 특수활동비와 공공기관 업무추진비 등도 삭감 대상이다.
반면 이재명 대표 역점 사업 예산은 최대한 확보할 계획이다. 이 대표가 강조하는 지역사랑상품권(지역화폐)과 고교 무상교육, 재생에너지 관련 예산 등에 대해서는 증액을 검토하고 있다.
지도부는 특히 10조원 규모의 지역화폐를 발행해야 한다며 예산 2조원 투입을 주장하고 있다. 정부는 지역화폐 대신 온누리상품권 발행을 올해 5조원에서 내년 5조 5000억원으로 늘리기로 하고 관련 예산을 3900억원 편성했다.
국민의힘은 건전 재정 기조 속에 정부 예산안의 원안 처리를 지원한다는 방침이다. 민주당이 추진하는 지역화폐 사업 등을 ‘포퓰리즘’으로 규정하고 방어에 나설 계획이다.
여야가 벌써부터 예산 심사를 두고 맞붙으면서 올해 예산안 처리도 법정 시한(12월 2일)을 넘길 가능성이 크다는 전망이 나온다.
야당이 밀어붙이고 있는 ‘국회법 개정안’도 예산 정국의 뇌관이다. 지난달 28일 야당 주도로 국회 운영위원회 소위를 통과한 ‘예산안 본회의 자동 부의 폐지법’은 예산 심사 법정 기한(11월 30일)이 지나도 내년도 예산안·예산 부수 법안이 본회의에 자동 부의되지 않도록 하는 내용이 골자다.
내년도 예산안에 대한 시정연설은 4일로 잡혔지만 윤석열 대통령 대신 11년 만에 한덕수 국무총리의 대독으로 가닥이 잡혔다.
출처=뉴시스